흔히 중고 가게라고 하면 낡고 오래된 제품을 무료로 기부하거나 아주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가게와 아주 고가의 희귀한 골동품을 취급하는 가게, 이렇게 양 극단의 이미지을 떠올리기 쉽다.
헬싱키에서 적지 않은 시간을 살며 다양한 중고가게를 살피다 보니 한 가지 흥미로운 특징을 발견할 수 있었다. 핀란드에는 중고 가게가 세분화되어 이 양극 사이를 메우는 가게들이 많다는 점이다.
중고가게를 포함한 중고 문화 행사들은 가격, 품목, 연령, 성별, 연대 등에 따라 다양하게 나뉘기 때문에 남녀노소에 관계없이 다수에게 사랑을 받을 수 있다.
핀란드에 와서 가장 눈여겨보게 되었던 흥미로운 형태의 ‘판매 대행 중고 가게’는 누구나 자신이 쓰던 물건을 손쉽게 판매할 수 있도록 선반을 대여해주고 이 진열품들을 대신 판매해준다.
‘잇세빨베루 끼르삐스’라고 부르는데 일반적인 형태의 선반들이 즐비해 있다.
판매희망자가 원하는 판매 시기와 선반 위치들을 지정하여 예약하면 사전에 제품에 붙일 수 있는 바코드 스티커를 지급받게 된다. 그러면 본인의 판단에 따라 직접 가격을 매겨 스티커를 붙인 후 약속된 판매 시작일에 선반에 진열하면 판매를 시작할 수 있고, 약속된 판매 종료일에 선반에 남은 물건을 정리하고 선반 대여료를 제한 차액을 돌려받는다.
판매자가 직접 손님을 상대하지 않고 물건을 팔 수 있어 시간과 에너지를 절약하고, 동시에 사용하지 않는 물건들을 이윤을 남기고 처분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핀란드에서는 인기가 보편화되어 있다.
가격은 판매자가 결정하기 나름인데, 정해진 가격대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지만 대부분 저렴하게 판매된다. 이렇게 선반이 판매자마다 따로 주어지는 경우가 있느가 하면 판매하고자 하는 물건의 수가 그리 많지 않은 경우 낱개로 판매가 가능한 가게도 있다.